전국 각 신학대학 및 각 신학교 실천신학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실천신학회(회장 백상열 교수)가 지난 17일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제19회 정기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장신대 김세광 교수는 ‘하나님 나라의 시각에서 본 예배’란 주제로 발제, 예배에 있어 ‘하나님 나라’는 신학적 주제 중의 하나가 아니라, 예배의 본질과 핵심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필수적 주제라고 역설했다. 또한 하나님 나라를 중심으로 두는 예배의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김세광 교수에 따르면, 하나님 나라의 예배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종말론적 심판과 약속으로서의 예배
예배에서 하나님 나라가 선포되면 천지 창조의 섭리를 보존하지 못한 피조물에 대한 질책과 경고가 주어진다. 그 뿐만 아니라 반대로 피조물의 회복과 구원, 나아가서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의 약속이 재확인 된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백성은 예배에서 두려움과 희망을 동시에 맛본다. 그 동안 세상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온갖 횡포를 저질렀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세상의 권세 잡은 자들의 책략과 힘, 세상의 풍조와 관행, 악행, 불신앙의 늪에 빠져 있으면서, 무기력한 자신들의 모습에 좌절하고 절망했다.
이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오고, 그 음성을 좇아 간 곳에서 먼저 부름 받아 온 무리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본다. 여기서 노래하고 함성을 외치는 것이 예배다.
거룩의 미학으로서의 예배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예배는 거룩함과 아름다움을 지향한다. 참된 하나님의 백성은 피조 세계의 본래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드러내는 일에 참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백성과 피조 세계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은 그리스도의 사건을 통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배에서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십자가, 부활의 사건이 예전적으로 재현됨으로써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3:16)란 메시지가 선포된다.
그리스도의 몸의 일치와 성숙으로서의 예배
예배에 참석한 교인은 하나님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여 한 입으로 찬양하고, 한 마음으로 같은 소망을 품고 기도를 드린다. 예배에 올 때에는 자신의 생각과 소원을 가지고 왔지만, 예배의 순간 교인은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님 백성으로서 갖게 되는 소원, 하나님의 백성다운 언어를 지니게 된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교인은 자연스레 몸의 성장과 성숙을 위한 본능적 열망에 휩싸인다. 그리스도의 심장을 지녔기에 이젠 이기적인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백성들을 살피고, 하나님 나라 확장의 뜻을 품게 된다.
디아코니아적 예배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올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 먼저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으로부터 불리움을 받은 무리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깃발 아래 모여 하나님의 나라를 부르고 그의 의에 따라 통치되는 나라를 선포한다.
그 다음,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으로 보내진다. 이들은 세상을 향해 선교적이며 윤리적이다. 예배의 선교적 성격은 선교적 주제를 지닌 예배 요소, 즉 세례, 선교적 선포, 세계를 위한 중보기도, 구제를 위한 헌금, 파송 등이 담겨 있다. 이 때 예배의 회중은 선교사적 회중으로 요청받게 된다. 또한 세상에 보내진 하나님의 백성은 윤리적 요청을 받는다. 예배의 회중은 예배에서 회중 개인의 윤리적 결단 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윤리적 변혁의 사명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