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클래식)

[스크랩] 가려나 - 나운영

김믿소사 2007. 7. 9. 23:58



 

가려나

 

김안서 시 / 나운영 곡

 

 

 

끝없는 구름 길 어디를 향하고

그대는 가려나 가려나

 


가없는 바다에 외로운 배처럼
어디로 뜨려나 뜨려나

 


사랑의 스물은 덧없이 흐르고
앞길은 멀어라 멀어라

 


기쁨은 빠르고 설움은 끝없어
맘만이 아파라 아파라 아파라

 

 


 

호젓하게 앉아 마음의 변죽을 울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건, 마음맞는 친구와 나누는 대화만큼이나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얻는다. 음악에 젖어 눈물마저 흘릴 수 있다면, 그건 'Catharsis' 로 더 이상의 위로가 필요가 없다.


힘들어 하는 영혼은 차라리 마음껏 실타래 풀리듯 풀어져 한 오라기의 대응할 여력도 없을 만큼 애상 속에 절게 하였다가 , 푹푹 삶은 빨래 마냥 툭툭 털어 따가운 햇살에 말리는 방법도 괜찮으리. 하얗게 볕에 마른 옥양목의 살에 닿는 느낌은 어느 값진 비단의 부드러움과는 다르지. 사각거리면서 살에 착 안기지도, 그렇다고 스르르 미끄러져 버리지도 않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내 살같은 천.

그대여! 아마 그대도 그런 느낌인 것 같다.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 나가는 모래알이 되어 버릴까봐 안타까와 하다가도, 어느덧 가슴 한가운데 들어앉아 있는 그대를 발견하니까. 가슴이 아픈 건 그 때문이겠지.

가슴이 아파도 충만해지는 기쁨이 그걸 보답해 준다면.... 가슴앓이는 여전히 나의 몫인걸.



작곡자 나운영의 처녀작으로 동아 일보 신춘 문예 현상 모집 작곡 부문에 수석으로 입상(1939)함으로써 탄생되었다. 그 때 그의 나이는 약관 18세 였다. 그 후 1976년에 일부 수정을 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곡을, 특히 청소년들이 즐겨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즉, 작시자 김안서(김억) 특유의 낭만과 꿈이 한없이 펼쳐지는 듯한 시어의 서정적인 구사가 맑은 이미지를 주며, 금상 첨화로 10대의 소년 작곡가의 티없이 맑고 높은 이상이 가락으로 승화됨으로써 시가 지닌 의미를 더욱 구체화하여 표현해 낸 때문일 것이다.

끝 부분에서 단 한 마디만의 변박자를 사용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의 여운을 남기려는 수법은, 18세 소년으로서는 조숙한 기교의 한 면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출처 : 아름다운사람들의살아가는이야기
글쓴이 : 하늘천사형오氏 원글보기
메모 :